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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하나 없는 밤 > 3

소설

by 초록별🌱 2023. 4. 1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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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하나 없는 밤 > 2

"바스락" 바람에 나뭇잎이 서로 부딪혀 내는 소리겠거니 고개를 돌린 곳에는 사람이 한 명 서있었다. 인적 드문 곳. 어두운 밤. 낯선 자와의 대면. 이 상황을 이루는 모든 요소는 공포감에서 비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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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 소란스러웠다. 따돌렸다고 생각했던 무리들이 이 곳에 온 것이다. 소녀는 불안함을 숨기지 못하였다.

 

"저 분들은 누구셔?"

 

열 대 명 즈음 되어 보이는 그들은 중세시대 갑옷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이건 무슨 컨셉의 프로그램일까? 

 

"저들은... 아데우스의 군인들입니다."

"아데우스?"

"예. 며칠전 아데우스와 그의 측근들이 쿠데타를 일으켰고 정권이 그들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현 제국에서 얼마나 많은 무고한 목숨들이 사라졌는지 모릅니다."

 

제국? 쿠데타와 정권이라니... 소녀의 표정은 한 없이 진지했다.

 

"그래서요?"

"예...?"

"그, 뭐냐, 그 '부름'말이에요. 여기서 제 역할이 있을 거 아니에요."

"아, 그건..."

 

그 때 아래층에서 누군가 급하게 뛰어올라왔다.

 

"아가씨! 당장 몸을 피하셔-."

"할멈!"

 

할멈이라 불린 노배우는 등 뒤에서 꽂힌 칼에 말을 맺지 못한 채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그러고보니 급하게 2층으로 올라오느라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문을 열어준 이가 저 할멈이었던 것 같다. 분장 한 번 리얼하다. 요새 기술이 정말 대단하다.

 

"네 이 놈들, 이게 무슨 짓이냐! 네 놈들이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는가!"

 

소녀가 분노로 가득찬 눈으로 군인들을 노려보며 불호령을 내렸다.

 

"이런. 제 부하들이 고귀하신 공주마마께 실례를 했나보군요."

 

군인들 사이에서 누군가 걸어나왔다. 다른 이들과는 달리 짙은 녹색의 망토를 두르고 있었고, 만면에는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웃음끼를 띠고 있었다. 은발머리 소녀가 공주인 모양이다.

 

"하기스..."

"쥐새끼처럼 숨어있는 공주마마를 찾다가 짜증이 나서 심술을 조금 부린 모양이니 마음 넓으신 공주마마께서 아량을 베풀어주시지요."

 

한 손을 가슴에 올리며 허리를 숙인 하기스란 사내의 행동과는 달리 말에 가시가 박혀있었다.

 

"저 또한 공주마마를 찾는다고 고생을 조금 했으니 이제부턴 조용히 같이 가주시지요."

 

하기스 뒤에 있던 군인들 중 몇 명이 앞으로 다가왔다. 소녀는 나를 쳐다보았다.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손에 있는 종을 흔들었다.

 

"내가 길을 틀 테니 달아나세요."

"사방이 막혔는데 길을 너 혼자 어떻게 튼다는건데요?"

 

하기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공주마마. 좋게 좋게 가자는 말, 못들었나? 귀가 먹었어?"

 

하기스가 한 발짝 내딛는 순간 소녀가 주문을 외우더니, 사방이 환한 빛으로 가득차올랐다. 어디선가 강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등뒤에 있던 벽이 부셔지더니 알 수 없는 빛의 문이 생겨났다.

 

"어서 가세요! 부디 저희의 제국이 악마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도와주세요! 까악-!"

 

뒤에서 소녀를 공격한 하기스가 소녀의 머리칼을 휘어잡으며 화를 내었다.

 

"왜 이렇게 사람을 귀찮게 하는거야? 실력있는 마법사라고 생포해오라는 명령만 아니였다면 당장 죽여버리는 건데!"

 

소녀의 입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액션이 너무 과한 거 아닌가?

 

"빨리.. 가세요."

"저 인간은 뭐야?"

 

소녀는 대답하지 않은채 나만 보고 있었고, 하기스의 옆에 선 장발의 남자는 주어진 정보가 없다는 말을 하였다.

 

"그래? 그럼 저건 죽어도 상관없다는 말이지? 이봐!"

 

하기스의 눈이 번뜩였다.

 

"이런 상황에서 눈하나 깜박하지 않는다니, 그대는 겁을 상실한 건가? 무섭지 않나?"

 

겁이라. 어차피 다 연극인데 무서울 게 뭐있나. 아니 그보다는.

 

"저기요."

 

하기스는 말해보라는 듯 거만하게 얼굴을 살짝 들어보였다.

 

"손 좀 놓아주시죠?"

"뭐?"

"아파하잖아요. 그, 공주마마가."

 

하기스가 호탕하게 웃더니, 소녀를 바닥에 내던지며 군인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들은 소녀의 입과 손을 구속하였다.

 

"그래. 그대는 공주마마의 숨겨진 조력자인가보군. 어디 실력 한 번 볼까?"

 

허리춤에 있던 칼자루를 꺼내는 듯 하더니 어느새 그의 칼끝이 내 턱끝 바로 아래 위치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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