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였을까?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머금은 채 감감히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따뜻한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 그 온기를 충만히 느끼면서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자신들과 같은 색으로 물들이려는 꽃잎들마저 감히 닿지 못한 그 아이. 짧은 두 다리로 부단히도 움직여 멀어져가던 그 모습은 분명 낯선 것인데도 어쩐 일인지 아직까지도 아렴풋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익숙한 듯 낯선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고 저도 모르게 자꾸만 되새기는 것이 어쩌면 인연인가 싶은 우습지도 않은 생각에 자조하였다. 어림잡아 보건데 자신과는 열 살은 더 차이 날 것이다. 사람들과의 이렇다할 교류도 없이 혼자 지내다보니 망상이 날로 늘어난다.
별 득 될 것 없는 짓은 그만하고 일이나 하자며 잔을 내려놓고 손을 움직였다.
타닥. 타닥.
누구였을까?
< 너를 만났다 > 오디오 (0) | 2020.11.12 |
---|---|
< 된장찌개 같은 인생 > (0) | 2020.11.07 |
< 봄은 온다 > 1 (0) | 2020.10.31 |
< 별 하나 없는 밤 > 2 (0) | 2020.10.03 |
< 별 하나 없는 밤 > 1 (0) | 2020.10.03 |